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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Fishing/Log

6짜 연어급 대물 무지개송어의 행운 ^^

by 티티알 2011. 10. 5.

모처럼 주말에 계류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주중에 먼저 와이프에게 토요일은 "나 산에 간다"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태라...ㅋㅋ
산에 간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언젠가 부터 계류 출조가 잦아지면서 아내가 눈치를 주는 터라 이런 저런 설명을 한끝에
다른 사람들 등산가는 것이랑 별반 다를바 없다 ~ 낚시간다 생각지 말고 산에 가는거라 생각하면 째려보는 눈빛과 불편한 심기의
마음을 가라 앉히는데 도움이 될것이다라고 한데서 부터입니다. 낚시를 가기 위한 핑게일지 모르지만 살짝만 다르게 보면
되는것을요~

하지만, 지금 사랑스런 딸아이가 태어난지 이제 60일 정도 되었기에 사실 낚시를 다니는 것은 어쩌면 초보 아빠로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동시에 초보 엄마된 아내에게도 미안할 수 밖에 없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더 잘 해줄지언정 어쩌다 한번 주말에 계류를 가는것 마저 포기할 수는 없기에 오늘도 새벽에 길을 나섭니다.

오늘은 먼곳을 다녀오려 맘먹은 터라 새벽 3시에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잠이 들었는데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벌써 제가 사는 곳 양평 집앞에 도착해 있다고... 조금이라도 빨리 계류어들과 상면하고픈 설레임을 안고서 말이죠. 이런 맘이야 계류 낚시를 다니는 다른 모든 분들과 다를바 없으리라...

오늘 출조를 위해서 짝퉁바늘님이 운영하시는 "플라이뱅크"에서 몇가지 플라이를 주문해놨지만, 간밤에 몇가지 어설픈 훅을 묶느라
시간반 눈을 붙였을 뿐인데, 아직 잠에서 덜깬 몸과 마음은 벌써 어느 계류에서 낚시줄을 날리고 있습니다. ㅎㅎ

가끔 "플라이뱅크"에서 플라이를 주문해서 쓰는데, 플라이의 퀄리티가 대단하고 아직 만들기 어렵거나 만들 재료가 없는 플라이들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또 믿음을 주는 플라이들이 상당한데 오늘 그 중 하나가 사고 아닌 사고를 칩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나요?

가는 내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아직 날은 밝아오지 않았고 너무 일찍 출발 한 상태라 차안에서 한숨 자려고 맘까지 먹었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니 약간은 쌀쌀한 날씨에 상쾌한 바람이 잠을 재우려 하지 않습니다. 곧바로 웨이더를 갈아입기 시작하고 오늘 활성도가 좋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맨 처음 사용한 플라이는 폼으로 바디를 만든 캐디스인데 직벽을 타고 흐르는 여울에 살짝 얹히니 열목어 특유의 입질이 있습니다. 열목어는 다른 경우도 많겠지만 대개의 경우 플라이를 입에 무는 순간부터 이미 가지고 들어가려는듯 몸을 뒤집기 때문에 물 밖에서 볼때는 금빛 몸체가 보이는데 역시나 그런 유형으로 입질을 합니다. 하지만, 약간은 빠른 물쌀에 타이밍을 못맞췄는지, 챔질이 늦었는지 훅셑이 안되었고 이후로 몇번 더 캐스팅 했지만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습니다. 처음 진입한 포인트이고 꽤나 좋고 유명한 포인트인지라...주황빛 폼바디 메뚜기 훅으로 교체하고 그자리에 데드드리프트 시킵니다. 직벽을 바라보고 오른쪽 상류로 캐스팅후 훅이 정면을 지날때쯤 또 금빛 배를 뒤집으며 훅을 가지고 갑니다. 오늘 첫 포인트에서 첫 열목어와의 상면이네요 ^^* 삼십급에 가깝지만 30은 안되는 사이즈~ 하지만, 작년에 열목어 낚시이후 올해 첨 열목어 낚시 출조했는데 면꽝 해주는 고마운 개체입니다.



작년엔 열목어 50짜리도 상면했는데 인증샷은 없고, 42짜린 인증샷은 있으니 목표 사이즈가 아니라서 조금 아쉽지만, 올해가 아니면 플라이로는 얼굴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존재라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몇장의 사진을 남기고 굿바이 합니다 ^^*

       * 열목어 참 귀엽고 순진하게 생겼습니다. 호퍼를 사정없이 삼켰네요 ^^


        * 주황색 폼 호퍼는 짝퉁바늘님의 "플라이뱅크"에서 판매되고 있는 훅인데, 보통은 디어로 네츄럴, 탄, 옐로, 그린으로
           타잉하거나 폼을 사용하더라도 그린을 주로 사용하는데 주황색이라 그런지 유독 입질을 많이 받아내었습니다.(메뚜기로
           알고 먹는건 아닌듯...)


그곳에서 부터 시작해서 상류로 약 5백미터 정도 될까요? 웬만한 소와 포켓과 여울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반응을 해줍니다. 드라이 플라이를 좋아하는 터라 활성도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 같았지만, 4마리의 열목어와의 만남이 있었으니까 조과가 나쁜편은 아닙니다. 사이즈는 맨 처음 사이즈가 가장 큰 사이즈이였구요. 아마도 웨트로 했다면 빠른 여울에 붙어있는 몇마리는 더 만났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첫 포인트로 결정하고 진입한 곳에서 무난한 낚시를 하고 다음 진입할 포인트로 가는데 시간이 좀 지난터라 어떤 곳은 이미 진입한 분들이 계시고 어떤 곳은 채비를 하고 있는곳도 있고 해서 그냥 다 지나치고 한 참 하류로 이동합니다.

그곳은 약 50여미터 정도만 낚시대를 드리울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곳도 이미 멋진 피셔분께서 자리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뵌분인듯 하여 보니 "캐디스"님 이십니다. 일전에 뵈었던터라 인사를 드리기로 하고 물가로 내려갑니다.

인사를 나누고 잠시전 무용담(잠시전 4짜급을 털리셨는데 캐디스님표 폼패러캐디스를 피어싱 한채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고)을 듣고 위아래서 낚시를 해도 된다 하셔서 역시나 주황색 메뚜기로 공략해 봅니다. 상당히 빠른 여울이라 약간 잔잔하게 흐르는 곳에 앉착시켜 오래도록 드랙이 안걸리도록 몇번의 라인 멘딩중 한놈이 불쑥 가져갑니다. 20을 갓넘긴 작고 예쁘장한 사이즈입니다. 사진도 안찍고 곧바로 릴리즈 해주고 캐디스님과 함께 다른 포인트로 같이 이동합니다.(캐디스님 참 친절하시고 낚시구간 침범에 대한 미안함 없이 항상 같은 포인트 같이 하자고 하시는 너그러운 맘과 여유로움이 있으신 분 같습니다.)

같이 간 포인트에선 커다랗게 물파장을 일으키며 공격하는 놈이 있었는데 아쉽게 열목어인지도 확인시켜주지 않은채로 더이상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전 시간은 흘러가고 출조하기전 계획했던 다른곳으로의 이동을 해봅니다.

아침에는 구름에 가려 해를 구경할 수가 없었는데, 11시가 넘어가면서 구름이 비껴 서 주니  햇살이 비추어 옵니다. 파아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가을임을 한번더 상기시켜 주려는듯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를 만들어 줍니다.

목적지로 이동중 중간에 어느 계곡 초입 간이 휴게소에서 점심을 해결하려 잠시의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자리를 깔고 버너와 코펠을 준비하여 준비해간 냉동 볶음밥에 닭고기 캔을 넣어 볶음밥을 만들고 다른 코펠엔 만두와 라면을 넣고 계란을 풀어 만두라면을 만들었습니다. 계류에서의 불편한듯, 부족한듯, 어설픈듯한 이러한 점심은 편안하고, 푸짐하고, 완벽한 서울 도심의 어느 식당에서의 점심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짝퉁바늘님을 비롯 몇 지인들과 이러한 점심을 계류에서 함께했었지요. 여기에 요즘 맛 좋기로 소문난 금빛라거 한 캔씩  ^^; (오늘 금빛 단어 자주 나오네요 ㅎ~)

       * 같이 동행한 지인도 저도 젖가락을 챙기지 않고 맥주만 챙겼다는...ㅋㅋ, 그래서 나뭇가지로 젖가락을 대신하였답니다.
          볶음밥이 사진엔 맹탕처럼 보이지만, 꽤나 맛있었다고 합니다. ^^

잠시 배부름을 뒤로하고 그 곳 계류를 탐색해 봅니다. 산천어가 살고 있는 계곡입니다. 200여미터를 올랐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갈겨니도, 피라미도....그렇게 그곳에서의 탐색을 마치려고 맘을 먹는 순간 여울 끝자락에 아주 작은, 정말 아주 작은 날벌레(하루살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뭐 그냥 성가신 존재의 날벌레들...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ㅡㅡ) 무리가 수면위에서 어지럽게 움직이는 곳 아래...여울의 끝자락에서 사이즈가 제법 되어 보이는 산천어 예닐곱 마리가 노릴고 있습니다. 한 참을 들여다 보는데 그냥 노는게 아니라 암컷을 두고 싸움을 하는 것인지. 산란자리 보호하려고 하는지 연신 들락 날락 내쫒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저 놈들중 몇놈만 걸어도 산천어 조행을 마칠만한 사이즈들입니다. 캐디스, 메이 패러슛 등 몇가지 훅으로 교체해가며 유혹해 보지만 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게 한 참을 공략하다가 바위위에 걸터앉아 한템포 쉬면서 익스텐디드바디 던을 달아서 던져봅니다. 던질 당시 3마리가 나와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큼직한 놈이 덥석 물어 재낍니다 ^^ 드뎌 대물 산천어를 기록하는가? 속으로 기쁨의 환호성을 외치며 줄다리기 시작합니다. 제가 유독 산천어와는 제대로된 낚시를 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던차(출조 회수와는 반비례하게 산천어 조과가 형편없을 정도로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오늘 산천어 공략시에는 그동안 티펫이 뭐그리 중요하겠냐 싶어 항상 열목어든 무지개송어든 산천어든 5LB만을 사용해 왔는데 그 5LB 티펫의 아래에 가지고 있던 가장 가는 5x 티펫을 40여센티 더 연장시켰습니다. 그런데 대물급 산천어가 던을 던지자 마자 공격해 파이팅을 해준것입니다. 계곡이 구간 구간 단차가 좀 있는 편이고 여울 끝자락에서 걸었던 터라 순식간에 아래쪽 포말로 떨어집니다. 연결한 티펫이 터질까 두려워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려가면서 텐션을 유지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항복을 해옵니다. 동행한 지인이 제가 뜰채질 하기엔 먼 곳에서 곧바로 뜰채로 담아준 영향도 있지만 조금 싱겁게 개인기록 산천어와의 싸움은 그렇게 조금 쉽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산란기라 그런지 너무 시커멓게 변해버린 산천어가 조금 낯설기까지 했는데 30은 되어 보이긴 하나 줄자로 대어볼 생각은 못했습니다. 이빨이 날카롭고 핀 언저리까지 반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방생한 F1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너무 시커멓게 나왔는가 봅니다. 저의 자켓이랑 손의 색깔이 얼추 맞는것 보면 산천어 색도 실제의 모습과  얼추 비슷합니다.


       * 핀에도 약간의 점박이 무늬가...



대물 산천어를 낚아내어 저의 기분은 충만한데 동행한 지인은 아직 그렇다할 마리수 조과를 올리지 못해 괜시리 미안해 집니다. 빨리 마수걸이를 했으면 하는 바램을 보내며 지인분을 선행시켰습니다. 그러길 잠시 지인분께서 한곳에서 저를 부릅니다. 포켓 여울 끝자락에 대물 산천어 한마리가 노닐고 있는걸 가리키며 도저히 유혹이 안된다 하십니다. 물 밖에서 본 크기는 좀전에 제가 잡은 산천어의 물밖 사이즈보다 더 컸고 아직 이놈은 산란활동을 안하는지 본연의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이며 웨트면 온갖 훅으로 도전해보지만 마음이 너무 앞섰는지 우리들 모습을 산천어가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낚을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바보같은 낚시를 하고 만것입니다.

역시나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는지 어느 바위틈속으로 모습을 감추어 버리고 마네요... 산천어 개인 기록어를 기록했지만 역시나 대물을 보니 왜 이리 또 아쉬움이 큰걸까요? ㅋㅋㅋ 사진으로라도 좀 남겨볼걸 하는 아쉬이 남습니다. 순간에는 잡아보려는 욕심때문에... - 인간의 욕심엔 끝이 없는 법이니까요 -

다시 또 이동을 했는데 갑자기 선행하는 피셔 한분이 보입니다. 이 걸 어쩌나....혹시나 싶어 다가가 물어보니 2시간을 올라왔다는데, 고작 300여미터 오른 거리를 얼마나 촘촘히 낚시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답변....그래서 후행해도 되겠습니까? 했더니 그러라십니다. 질문의 의도는 가시면서 건너띄는 포인트를 좀 남겨달라는 의도였는데 모든 포인트가 될만한 곳을 다 들여다 보고 가십니다. ㅡㅡ;

그래서 물밖으로 나와서 한 참 위쪽으로 올라가서 끈어서 공략을 할까도 싶었지만, 그분께 미안해 그냥 그 계곡을 나옵니다. 정말 많은 갈등을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시간은 4시 30분...이제 한시간이면 해는 지는데 어디 낚시를 더 할 곳 없고, 전 그래도 조과가 있어 괜찮지만 동행한 지인은 아직인데...어떡하나 싶어 조금 무리다 싶지만 1시간 30분 거리를 이동하기로 합니다. 도착하면 해는 지고 고작 30~1시간 낚시를 겨우 할 남짓한 시간일텐데...낚시는 할 수 있을지라도 훅 교환이라던가 채비의 정비를 불빛을 이용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시간대인데... 그러나 한 번 출조하기 힘든 샐러리 직장인이라 다시금 이동을 합니다.

도착한 곳은 포인트 구간 별 거리가 멀고 길어서 시간도 없고 해서 딱 한곳만 잠시 해볼 요량으로 도착하여 채비를 해 봅니다.
어두워지면 드라이 훅은 보이지 않을것을 생각하여 드라이로 조금 해보다가 웨트훅으로 공략할 심산이었는데 채비를 쉽게하기 위하여 웨트나 스트리머가 용이하게 티펫을 약 8LB사이즈의 1.5미터를 연결하고 드라이를 위해 5LB를 40여센티 추가로 연결하여 캐디스를 매달았습니다. 여차하여 웨트로 전환할때 티펫 교환없이 40여센티 드라이를 위한 부분만 제거하고 웨트나 스트리머 훅을 곧바로 달기 위한 저만의 채비법이랄까???, 하여튼  계획하고 생각했던대로 드라이에 반응이 없고 훅은 보이질 않아서 곧바로 채비를 바꿉니다.

연장한 티펫을 제거하고, 첫번째 훅은 항상 믿음직 스러운 8번 브라운 리치 스트리머를 달고 약 30여센티 위쪽에 두번째 훅으로 흰색 윙 코치맨 웨트를 추가합니다. 사실 스트리머와 웨트를 달고 하는 채비가 이상하게 생각될 것이나 이건 저만의 채비법이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설명을 하자면, 리치라고 하는것이 한글로 "거머리"인데 거머리의 움직임을 아시는 분은 상상이 좀 갈테지만, 움추리면 번데기처럼, 길어지면 지렁처럼 변합니다. 이건 물속에서 거머리가 떠내려 가면서 돌이나 수생식물에 부착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동작인데 스트리머처럼 베이트피쉬가 물살을 타고 헤엄치는게 아니라 그냥 떠내려가는 정도의 움직임으로 스트리머와는 다르기때문에 스트리머의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으면 웨트로도 운용이 가능하리란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라인의 텐션을 유지하면 스트리머처럼 보일테지만 적당히 텐션을 놔주면 거머리의 움직임처럼 액션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이 채비로 상당수의 무지개송어를 낚아낼 수 있었는데, 리치는 물고기가 덥칠때 설걸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올해로 3년차 플라이 초년생이지만, 다른 스트리머 종류보다 리치는 프리젠테이션이 더 헐겁다고 할까요 쉽다고 할까요? 그냥 그런 평범한 방법으로 흘려도 거머리 패턴이란 것이지요. "플라이뱅크"를 운영하시는 "짝퉁바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든 물고기는 거머리를 좋아한다" 라고 합니다.

암튼 이와 같은 채비로 바꾼후 포켓의 구분없이 서너단계로 이어져있는 포인트에 맨 아래부터 훅을 던져 봅니다. 그러다가 맨 위쯤 되는 포말속에서 두번째 훅인 코치맨을 요란스럽게 덥친 산천어 한마리를 만납니다. 20이 될까 말까한 사이즈 였는데 산란의 흔적없이 산천어 본연의 체색과 파마크가 참으로 깨끗하고 아릅답습니다. 곧바로 릴리즈 해주고나니, 더이상 반응이 없어 너무 무리하게 이동을 해왔나 싶은 생각속에서도 계속적으로 라인을 던지고 회수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느낌은 있었는데 입질은 아닌거 같고(그도 그럴것이 지금껏 리치에 입질을 받을때면 투둑, 후두둑, 뻑 등과 같은 표현을 쓸만큼의 반응이 있었습니다만) 그냥 그저 그런듯 라인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있어 살짝 당겼는데 바위나 큰돌 어딘가에 걸린듯한 무거운 느낌이 있어 재차 로드를 조금 힘차게 뒤쪽으로 잡아 채봅니다.(보통 훅이 나뭇가지나 풀줄기 같은 곳에 걸리면 하는 동작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자 마자, 그 묵직하고 육중한 느낌의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어두워진 계류에 제가 주로 사용하는 허름한 "Roddy64" 릴의 드랙음이 날카롭게 울려퍼집니다. 대개의 4~5번 로드로(웨트나 스트리머 사용시 주로 사용) 사용할때 사용하는 릴인데 항상 그 특유의 목청이 터질듯한 드랙음입니다. 보통 명품릴들은 맑고 청량한 클릭음이 많은데 저의 이 릴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 가수지망생이 혼현의 힘을 다해 연습을 하다가 부르짓는 터질듯한 음색이랄까요. 음악으로 생각하면 메탈에 가까운 락이랄수 있습니다. ㅎㅎ

하류로 점점 내려가면서 치고 나가는 이 물고기의 정체는 무지개송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힘차게 줄다리기 합니다. 라인을 회수할 시간도 안주고 좌우로 하류로 내달리면서 드랙음을 즐기게 해줍니다. 동행한 지인이 터질까 두려워서 옆에서 코치를 하지만, 오늘 채비는 미터급 거구의 잉어를 제압할때도 훅이 펴지면 펴졌지 라인이 터질리 없는 굵기입니다 1.5호 티펫 ! 걱정말라며 라인이 터질리는 없을것이란 믿음으로 줄다리기를 십여분 했을까요? 수면위로 어둠속에 시커멓게 마치 잠수함이 떠오르듯이 진녹색의 등부분만 등지느러미와 함께 그림자를 만들어 보입니다. 벌써 항복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아직 탑워터에서 자신만의 싸움방식으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물속으로 다이빙하듯 재차 들어가 바위틈 옆에서 한참을 또 기다립니다.


        * 무지개송어와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채비를 믿더라도 강제 진압은 무리일듯 싶어 저 또한 숨고르듯이 한땀 쉬었다가 물가로 다가가며 라인을 회수하고, 또다시 몸부림 치는 무지개송어와 한판 뒤집기를 합니다. 아직 보이기엔 얼마나 큰지 짐작은 못하지만 라인을 잡아당기는 무게로는 가까지 회수하여 혼자만으론 뜰채질을 할 수 없을 정도라 판단되었으며, 산천어를 위한 뜰채이다보니 겨우 몸채의 1/3만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를 건져내고서야 알았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동행한 지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무지개송어와의 한판을 마무리 하고 물가로 나와 숨을 헐떡이는 무지개송어의 자태를 봅니다.

        * 딱 턱걸이 60입니다. 좀더 제대로 잰다면 조금 모자랄듯도 싶습니다.

        * 정말 큰데 그 높은 체고를 사진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밤이라 더욱 기록으로 남기기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와~! 연신 이 한마디 감탄사만 나올뿐 다른 말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플라이 3년차 초년생의 무지개송어 기록어치곤 너무나 컸습니다. 체고는 20은 되어보이고,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어디하나 상처 없고 비늘하나 빠진곳 없는 매끈하고 아름다운 무지개송어였습니다.
유튜뷰에서나 보는 외국의 무지개송어 바로 그 무지개송어 였습니다. 40~50센티 정도 되는 무지개송어는 상당수 만나봤지만 10센티 더 늘어난 무지개송어의 체고는 비교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제게 이런 행운이 그것도 어쩔수 없이 약 1시간 낚시하기 위하여 이동한 이곳에서 그 짧은 시간에 만날수 있는 그런 대상은 아니었는데,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기쁨이었습니다.


        * 어찌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지 야생에서 오랜동안 살았나 봅니다. 후래쉬가 그래도 좀 제대로 터져서 밝게
           나온 사진이라 그래도 다행입니다. 어둠이 이미 짙게 내려서 더 예쁜 모습으로 무지개송어 사진을 남기지 못해 못내
           아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60 이상의 무지개송어를 만나기는 정말 힘들다고들 하는데, 정말 있는지 없는지 눈으로 본적도 없었는데 체험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그 감흥이 채 가시지를 않아 언제 또다시 그 곳을 또 찾을까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산천어 30급도 만났는데, 무지개송어 60급을 하루에 만난겁니다. 언제 또다시 계류에서 60급 무지개송어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오늘 이 행운은 "흐르는 강물처럼"의 주인공들 처럼 먼 훗날 누군가에게 무용담으로 들려주기에 충분한 것일테지요...



덧> 아! 역시나 글 재주도 없고 해서 조행기를 쓰는게 참 힘듭니다. 일전에도 그 힘듦을 알았었는데, 역시나 저 자신은 글 쓰는 것과
      는 거리가 멉니다. 더구나 대충 "다녀왔습니다" 하기 힘든 성격이기도 해서 쓰려면 시간도 오래걸리고 순간 순간을 표현하려는
      데 어려움이 많아서지요

        * 브라운 리치를 깊숙히 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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